팀 비얌 작가 대표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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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특히 성인 독자를 위한 로맨스 장르에서 '팀 비얌(Team Byam)'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보증수표와 같다. 그의 이름이 걸린 작품은 단순한 연애담을 넘어, 현대 사회의 복잡하고 때로는 아슬아슬한 관계의 본질을 파고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 때문이다. 팀 비얌은 평범한 로맨스의 공식을 따르기보다, 계약 관계, 다자간 연애, 혹은 과거의 상처로 얽힌 유대처럼 규정하기 어려운 관계들을 무대 위로 올리는 작가다. 그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이유는 단지 자극적인 설정 때문만이 아니다. 그 안에서 흔들리고 고뇌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독자 스스로가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팀 비얌'이라는 브랜드: 하나의 목소리, 여러 개의 얼굴

팀 비얌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팀(Team)'이라는 필명 때문에 창작 집단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크레딧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모든 작품의 '글'은 팀 비얌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그림'은 매번 다른 작화가가 담당한다. 대표작 《자취방 누나들》은 호롱 작가의 안정적인 그림체로, 로맨틱 코미디 《언제부터 사겼는데!?》는 곰고미 작가의 경쾌한 스타일로 완성되었다.

이러한 협업 방식은 팀 비얌 월드의 핵심이다. 그는 이야기의 설계자로서 전체적인 서사와 톤을 구축하고, 그 이야기에 가장 잘 맞는 옷을 입혀줄 작화가와 손을 잡는다. 덕분에 독자들은 다양한 그림체를 통해 시각적 신선함을 느끼면서도, 그 기저에 흐르는 팀 비얌 특유의 스토리텔링 DNA를 일관되게 경험할 수 있다. 이는 마치 뛰어난 감독이 여러 배우와 작업하며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는 것과 같다. 결국 독자들이 그의 작품을 계속 찾아 읽는 이유는 특정 그림체가 아닌, '팀 비얌이 들려주는 이야기' 그 자체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주요 작품으로 본 팀 비얌의 세계

팀 비얌의 매력은 그의 대표작들을 통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각 작품은 그가 던지는 관계에 대한 질문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작품명 장르 작화 주요 연재 플랫폼 연재 기간
자취방 누나들 성인, 로맨스, 드라마 호롱 투믹스 2021.07.22 – 2022.03.09
낙화 드라마, 로맨스 케이 레진코믹스 2020.01.12 – 2021.01.31
민아 드라마, 스릴러 Gp 레진코믹스, 투믹스 2022.05.25 (투믹스)
언제부터 사겼는데!? 성인, 로맨스, 코미디 곰고미 투믹스, 레진코믹스 2022.08.24 – 2023.08.23
이제부터 어쩌냐 드라마, 로맨스 수마타나 투믹스 2021.11.30

《자취방 누나들》: 파격적 설정, 그러나 설득력 있는 관계

팀 비얌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많은 독자들이 주저 없이 《자취방 누나들》을 선택할 것이다. 군 전역 후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한 누나, 그것도 '자매'에게 동시에 이성적 감정을 느끼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자매덮밥'이라는, 남성 독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파격적인 소재로 문을 연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자극적인 설정을 넘어, '어떻게 세 사람이 함께하는가'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과정에 있다. 많은 독자들이 호평하는 지점은 바로 두 자매의 캐릭터가 겹치지 않고 각자의 개성을 뚜렷하게 유지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과거 스토킹 사건이라는 공통의 트라우마를 심어둠으로써, 자매가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면서도 끝내 서로를 버리지 못하는 깊은 유대감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결말에 이르러 주인공이 두 자매 모두와 가정을 꾸리고 양가 부모의 인정을 받는 모습은, 단순한 판타지의 실현을 넘어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대담한 질문으로 다가온다. 비현실적일 수 있는 설정을 독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가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팀 비얌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낙화》와 《민아》: 긴장감 위에 피어나는 관계

모든 관계가 합의와 이해 위에서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팀 비얌은 《낙화》와 《민아》를 통해 권력, 강압, 절박함이라는 어두운 토양 위에서 싹트는 관계의 이면을 조명한다.

《낙화》는 계약직 사원과 그녀의 상사인 과장 사이의 '은밀한 계약 관계'라는 설정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직장 내 상하관계라는 명백한 권력 불균형 속에서 시작된 이 관계는, 자발적인 끌림과 어쩔 수 없는 상황 사이를 오가며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독자들은 이들의 위태로운 관계가 과연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혹은 파국으로 치달을지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보게 된다.

《민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스릴러적 요소를 가미한다. "몸까지 팔진 않았어. 아직까지는 말이야."라는 전 여자친구 여동생의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독자를 단숨에 극도의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는다. 애정이 아닌 의무감과 불안감으로 시작된 관계가 어떻게 변모해 가는지 지켜보는 것은 이 작품의 핵심적인 재미 포인트다. 이 두 작품은 낭만적인 로맨스 이면에 숨겨진 인간 욕망의 복잡하고 어두운 측면을 탐구하며 팀 비얌의 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언제부터 사겼는데!?》: 친구와 연인 사이, 그 아찔한 줄타기

팀 비얌이 진지한 드라마에만 능한 작가는 아니다. 《언제부터 사겼는데!?》는 그의 유머 감각과 트렌디한 감성을 엿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다. 소꿉친구와 나도 모르는 사이 섹스 파트너가 되어 있었다는 황당한 설정은 시작부터 웃음을 유발한다.

"그러니까 사귀는 게 아니라 섹파라고!!"라는 여주인공의 외침은 이 작품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많은 독자들이 이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친구'와 '연인', '섹스 파트너'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바로 오늘날 젊은 세대가 겪는 관계의 고민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친구에서 연인으로'라는 익숙한 공식을 비틀어, 성(性)적인 관계가 감정보다 앞서버린 상황을 통해 작가는 사랑과 우정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해졌는지를 유쾌하게 짚어낸다.

현실의 씁쓸함,《이제부터 어쩌냐》

'이제부터 어쩌냐'는 '낙화'와는 전혀 다른, 현대적인 감각의 드라마다. 오랜 연인과의 관계, 새로운 만남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의 다양한 이면을 현실적으로 조명한다. 수마타나 작가의 담백하면서도 세련된 작화는 현대적인 배경과 잘 어우러지며, 특히 인물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잘 담아내어 대사 없이도 복잡한 감정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작품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제부터 어쩌냐' 작품 분석글 바로가기

팀 비얌을 계속 읽게 되는 이유

팀 비얌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몇 가지 공통점은 그가 왜 믿고 보는 작가가 되었는지를 설명해준다. 그의 이야기는 대부분 남성 주인공의 시점에서 진행되며, 독자들은 주인공과 함께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의 복잡한 내면을 알아가고 그 관계 속에서 함께 성장한다. 또한, 과거의 트라우마는 인물들이 평범한 길을 벗어나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되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며, 이는 자칫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설정에 깊이와 설득력을 더한다.

결국 팀 비얌의 작품이 주는 가장 큰 재미는 '관계의 사고 실험'을 간접 체험하게 한다는 점이다. 사회적 통념으로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관계들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인물들이 겪는 감정의 파고를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독자들은 그의 이야기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과 관계의 정의에 대해 한 번쯤 돌아보게 된다. 바로 이 지점이 팀 비얌의 작품을 단순한 성인 웹툰을 넘어, 계속해서 다음 화를 기다리게 만드는 매력적인 이야기로 만드는 핵심일 것이다.